10 성격과 가족관계
10 성격과 가족관계
0. 머리말
사람의 행동에서 보이는 개인차는 언제부터 나타나고 어떻게 발달해 가는 것일까요? 그 개인차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개인차에 대한 의문은 심리학에 있어서 기본적인 질문 중 하나입니다. 도대체 사람은 어떻게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그 발달에는 학교나 지역 등 가정 외의 요인과 함께 가정 내의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정 내의 요인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1) 양육자의 양육태도와 행동, (2) 가족구성, 가정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 (3) 정신적 건강과 성장배경 등 양육자 자신의 특징, (4) 부부간 갈등 등 가정 내의 인간관계 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가족심리학의 관점에서 가정환경과 성격의 발달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가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 가족의 주체적 의미부여와 성격형성을 사회적 가치관을 포함하여 다루는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정이라는 환경이 자녀의 성격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다루지만 부모도 가정을 가짐으로써 성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감안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발달환경으로서의 가정-부모 자녀 관계, 형제 관계에 초점-
1.1 부모의 양육과 자녀의 성격
(1) 부모의 양육태도
개인차는 부모의 양육에 의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될까요? 양육자가 생물학적인 부모일 경우, 자녀에 있어서 부모의 존재는 유전정보의 제공자이고 가정 내외의 환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의붓가정(step family)도 중요한 가족 유형이므로 양육관계는 반드시 생물학적인 부모 자녀 관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영육자가 생물학적인 부모에 한정하여 다루겠습니다.
부모의 양육태도를 다룰 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다루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Parker 등(1979)은 양육태도에 관한 척도(부모양육 태도 척도, 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를 개발하고, care와 over protection의 두 축을 정하고 양육태도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습니다.
PBI로 측정된 양육태도와 자녀의 성격 발달과 비행, 정신장애 등과의 관련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따뜻한 양육태도가 자녀의 우울 경향을 낮추데 반하여 아버지의 양육태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보다 아버지 쪽이 양육에 관계하는 시간이 짧아서 그것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력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보고 있기도 합니다.
부모양육 태도 척도(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는 두 축으로 구성되는데 한 축은 ‘돌봄(care)’으로 돌봄이 높은 경우는 애정, 감정적 온정, 공감과 친밀감을 반영하고, 돌봄이 낮은 경우는 감정적 냉담, 무관심, 무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른 한 축은 ‘과보호(over protection)’로 과보호가 높은 경우는 과도한 통제와 과보호, 간섭, 의존심을 키우고 과보호가 낮은 경우는 독립심과 자율성을 촉진하는 양육태도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높은 돌봄과 낮은 과보호는 자녀에게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며, 아동기 이후 높은 사회 적응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Ainsworth et al., 1978; Sroufe, 1983). 반면, 낮은 돌봄과 높은 과보호는 불안정한 애착 형성하고, 안정적 애착에 비해 청소년의 사회 부적응과 비행과 높은 관련이 있었다(Allen et al., 2002).
의붓가정[step family]: 두 번째 또는 그 이상의 결혼의 결과로 합쳐진 사람들이 구성하는 일차적 친족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가정은 의붓아버지(어머니의 남편), 의붓어머니(아버지의 부인), 의붓자녀(이전의 결혼이나 관계에 의한 배우자의 자식), 그리고 의붓형제자매(의붓부모의 자녀들)를 포함한다. 이혼과 재혼률의 증가로 의붓가정들도 가족의 중요한 유형 중의 하나가 되었다.[네이버 지식백과] 의붓가정 [step family] (사회복지학사전, 2009.8.15, Blue Fish)
(2) 애착
생활이나 정서 면의 대부분을 양육자에 의존하고 있는 유아기에는 다른 발달단계와 비교해도 특히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개인차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양육자와의 정서적 연대인 애착을 다룬 연구에서는 유아가 그 양육자와의 관계에 어떻게 하여 정서적 연결을 형성해나가는가, 그리고 유아가 양육자와 떨어져 있게 되었을 때 유아가 어떤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는가,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양육자가 아이의 태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상이한 애착유형이 나타나게 됩니다(Ainsworth et al., 1978).
이런 관점에서 부모의 양육과 아이의 성격발달과의 관련에 대하서는 애착의 측면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와의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 양육자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적확하게 읽어내 효과적으로 풀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서 응답성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애착이라는 것은 아이의 개인적인 특성이라기 보다는 양육자와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개념이지만 애착대상과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구축된 내적 작업모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일반화되어 그 아이의 대안관계 방식에 일정의 경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족 구성원 각각의 성격발달의 양상은 보다 복잡하고, 양육자가 어떤 식으로 아이의 태도에 반응하는가는 양육자의 특성 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욕구를 어떤 식으로 표출하는가에도 좌우되는 것입니다.
또 자녀에게도 부모 만이 양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Social network이론에서는 아이의 발달을 받쳐주는 것은 생후 직후부터 존재하는 부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적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사람은 생애에 걸쳐 복수의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를 동시에 가지고, 각각의 다른 사람이 보호나 놀이 등 다른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 이외의 사람들도 각기 개성을 가진 존재이고 그 개성과 아이의 개성의 조합에 의해 여러 가지 다른 상호작용이나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많은 요인이 시계열적으로 얽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아이의 성격이 형성되고 변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3) Transaction-양육자와 아이의 상호적 영향관계-
어린 아기라고 해서 완전히 백지 상태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외적 환경의 경험이 거의 없는 신생아라도 행동의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기질이라고 구분합니다. 기질은 생득적인 것이면서 양육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기도 하고 또 이러한 개인차는 양육자의 특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아이의 요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때 맞추어 반응하지 못하는 민감성이 낮은 양육자라 하더라고 아이의 수면, 배뇨 등 생리적인 리듬이 규칙적이고 아이의 요구를 알기 쉬운, 즉 예측이 쉬운 기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면 민감성이 높은 양육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애착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유아는 양육의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양육관계는 나름 개성을 가진 아이와 또 다른 개성을 가진 부모와의 교류 프로세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상호적 영향관계(Transaction)의 상태에 대하여, 특히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 발달과정, 발달에 따른 표현의 변화, 선행요인과의 관련성 검토 등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영역으로 발달정신병리학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과 형성의 프로세스 해명을 목적으로 부적응 출현 이전부터의 샘플을 추적하고 부적응 행동의 발달과 적응적인 행동의 발달, 양자를 비교합니다. 그럼으로써 부적응 발생의 위험인자뿐만 아니라 발생을 저지하는데 유효한 방어인자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격성이나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외재적인 문제행동의 발달프로세스에 관한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호한 양육태도와 어머니의 아버지에 관한 신뢰감과 애정이 유효한 방어인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Sugawara, 1999).
인간의 개인차에 대하여 입양아와 쌍둥이 등을 대상으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밝히려고 한 인간행동 유전학도 복잡한 Transaction을 명확히 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학문영역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학적으로는 거의 100%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유전과 환경의 영향에 관하여 연구할 때 매우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면 아동기에서 사춘기의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부모양육 태도 척도(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어머니에 의한 양육을 따뜻하다고 받아 들인 경우는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높고,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 들인 경우는 신뢰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Sakai, 2003). 하지만 동일 유전자를 가지고 동일 가정에서 자라서 성장과정이 비교적 비슷한 일란성 쌍둥이에 있어서도 양육태도에 대한 인지가 다른 경우가 있고 그에 따라 신뢰감에도 개인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같은 집에서 자라난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부모의 양육을 각기 개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이 개인차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어떤 아이에게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만능 양육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2 형제관계와 성격
개인차는 형제관계(형제 유무, 출생순위, 형제의 구조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설명될 수 있을까요?
한 아이에게 형제가 생긴다고 하는 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을 돌보게 되는 체험이 되고, 이와 함께 부모의 애정을 나누는 체험이 됩니다. 부모와 외동아이로 구성된 3자 관계(또는 부모와 아이의 2자 관계)에 끼여 든 새로운 형제는 지금까지 관계해 왔던 어른과는 달리, 아이인 자신에게 맞추어 주는 것이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특히 밑의 아이가 젖먹이일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위의 아이는 그때까지는 하지 않았던 자제와 양보라고 하는 자기통제가 요구되지만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젖먹이 때로 돌아가는 것처럼 관찰될 때도 있습니다. 또 밑의 아이에게도 손위의 아이는 연장자이면서 어른과는 달리 자신에게 맞추어 줄 수 없는 다른 사람인 것입니다. 어른과 아이의 수직적 관계에서는 손위 사람이 아래 사람의 욕구를 수용하고, 관계를 조정할 수 가 있습니다. 형제 관계에서는 그것이 어렵고 자아와 자아가 격하게 부딪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친구관계처럼 황적인 관계와는 달리 확고한 서열이 있어서 형도 아우도 그 입장에서는 자제와 양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종적도 횡적도 아닌 횡적인 관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형제의 출생순위나 형제 구성과 성격의 관련에 대해서도 관심이 주어져 왔습니다. 가령 2인 형제를 대상으로, ‘갖고 싶은 것이라도 양보하고 마는 것은’ ‘어머니에게 항상 응석을 부리는 것은’ 등의 질문에 형제 중 누구에게 보다 들어 맞는지를 평가하도록 한 결과, ‘사양하기’ ‘자제적’ 등의 장자적 성격 및 ‘살살거리기’ ‘의존적’ 과 같은 둘째 아이 성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형제의 존재나 출생순위가 성격의 경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 내에서 맡겨진 역할(예: 맞벌이 부모로 위의 형, 언니가 동생을 돌본다)이나 사회에 널리 퍼진 가치관(예: 장남이니까 책임을 가져야 한다) 등 그 사람 개인의 고유 경험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형제 관계만으로 개인차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출생순위나 형제 구성과 성격의 관련에 관하여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출생순위나 형제구성에 따라 아이가 부모의 양육을 어떻게 인지하는가가 다르다는 것이 밝혀져 왔고(Kitamura et al., 1998), 그것이 매개가 되어 성격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양육자가 형제 사이를 조정하는 행위가 자녀의 갈등해결 발달을 촉진하기 때문에 형제 사이의 상호작용에 양육자의 개입도 매개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제가 있음으로써 다른 연령과의 관계, 또래와의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 다른 사람과는 공유할 수 없는 가정 문제의 공유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지만 그것들이 친구 등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형제관계는 자녀들에게는 일부러 획득할 필요가 없는 주어진 것이라는 점이 친구 등 다른 관계와는 크게 다른 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형제가 없는 자녀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인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 특히 스스로 관계를 넓히기 곤란한 발달초기에는 중요할 것입니다.
2. 부부의 관계성과 자녀의 성격
좋은 부부관계는 자녀의 성격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자녀의 발달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보는 관점의 연구도 증가하고 부부의 관계성이 자녀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우선 좋은 부부관계에는 무엇이 영향을 미치는가를 정리해 보고, 부부의 관계성이 자녀의 성격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습니다.
2.1 부부의 관계성-부부간 갈등에 초점-
(1) 부부라는 관계의 특수성
혼인은 양성의 종신적 결합내지 생애를 결혼상대와 같이 지내는 공동생활을 전제로 합니다. 즉, 생애에 걸쳐 가정이라는 생활의 장을 형성해 나간다고 하는 전제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경제시스템의 형성이나 서로의 가족도 포함하여 새로운 가족을 형성해 나간다고 하는 의식은 연인 관계와 같은 관계에는 없는 것입니다. 또 친족을 포함한 가족 중에서 자기 자신의 의사로 가족 구성원의 선택을 할 수 있고, 가족이라는 관계성을 없앨 수 있는 것은 부부만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법적인 판단이 필요하겠지만. 결국 부부관계는 개인과 개인의 사적인 관계라고 말할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현대의 결혼은 대부분 연애를 기초로 성립되고 있지만 부부의 관계성은 연애관계의 연장만으로는 다룰 수 없는 것입니다.
(2) 부부의 관계성과 애착
애착이론에서는 성인기 이전의 양육자와 자녀의 애착관계는 자신과 타자에 대하여 갖고 있는 내적 작업모델이라고 하는 개념으로서 이후 대인관계에 있어서의 양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Hazan과 Shaver(1987)는 연애관계와 같은 친밀한 2자 관계와 유아기의 애착관계에 관한 행동패턴이 비슷하다는 것에 주목하여 성인의 애착으로 다루어 왔습니다.
내적 작업모델에는 자신이 타자에게 어느 정도 수용되는 존재인가를 나타내는 ‘자기모델’과 타자는 자신의 요구에 어느 정도 부응해 주는 존재인가를 나타내는 ‘타자모델’이 있습니다. 이 2가지 모델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 4개의 유형으로 분류됩니다(9. 성격과 친밀한 관계, 참조).
예를 들면 연인간의 갈등장면을 생각해 보면 두 사람의 애착유형이 모두 안정형인 경우에 보다 건설적인 갈등대처를 한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고, 또 한 쪽이 안정형인 경우, 두 사람이 그 외 불안정형인 경우보다도 갈등해결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안정형인 경우에도 특히 자기모델이 부정적, 즉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관계 악화의 불안을 가진 유형은 갈등상황을 쉽게 심각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Campell et al., 2005). 남녀 차이에 대해서는 부부갈등의 경우, 부인보다도 남편의 애착 안정성에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Kodak & Hazan, 1991).
(3) 부부관계와 인지특성 및 의사소통 패턴
사람은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 싼 환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 원인을 추구하여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그런 인지가 부부관계의 만족도와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Brandbury & Fincham, 1990). 그래서 원인귀인(Causal Attribution)에 초점을 둔 연구가 많이 수행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가 많은 부부관계에서는 배우자의 부정적 행동의 원인을 ‘안정된, 자주 있는, 내적인 것’으로 설명하고, 배우자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자기 중심적 동기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행동방식에 초점을 둔 연구도 많이 수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에서는 배우자 간의 언동에는 반복해서 나타나는 특정 패턴이 있고, 그런 식으로 주고 받음으로써 그 부부관계의 특징이 나타난다는 것, 또 관계에 만족하고 있는 부부의 언동 패턴은 불만족인 부부와는 다르다는 전제에서 연구가 수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불화 상태의 부부에 특징적인 의사소통 패턴의 연구가 진행되어 왔는데 예를 들면 상대의 요구에 대하여 다른 한 쪽이 대화를 피하려고 하는 ‘요구-회피’ 패턴이 관계 악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Gottman & Krokoff, 1989).
2.2 부부간 갈등이 자녀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
자녀의 개인차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성에 의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될까요?
부부간의 갈등이 자녀의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부부간 갈등이 자녀의 성격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특히 내재적 및 외재적 문제행동에 미치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욱 많이 연구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Katz와 Gottman(1993)의 연구에서는 부부간의 적대감과 갈등에 있어서 분노와 회피라고 하는 의사소통 패턴이 자녀의 문제행동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부부간 갈등과 자녀의 발달의 직접적인 영향관계에 대해서는 일관된 결과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Erel & Burman, 1995). 부부간 갈등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빈도와 심각 정도, 내용, 결말이 직접적으로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갈등이 있어도 자녀가 그것을 어떻게 인지하는가, 그것에 의해 어떤 감정상태가 되는가, 친구 등 가정 외의 대인관계 등에 의해서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것입니다(Zimet & Jacob, 2001).
예를 들면 부부갈등과 자녀의 내재적 문제행동과의 관련을 매개하는 것으로서 부부갈등에 대한 자녀공포의 인지(예, 부모가 싸움을 하고 있으면 불안하게 된다)가 있고, 외재적 문제행동과의 관련을 매개하는 것으로서 부부갈등에 관한 자녀의 자기비난(예, 부모의 싸움은 자기자신 때문이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Grych et al., 2003). 즉, 부부간 갈등과 자녀발달의 관계에는 매개요인이 있다는 관점과 부부간 갈등과 다른 요인이 누적되어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관점이 타당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녀의 인지가 관련되어 있고 거기에는 개인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갈등이라는 부부관계의 부정적인 면만이 자녀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의 애정관계가 강할수록 가정의 분위기와 응집성이 높고 이것이 자녀의 우울을 낮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검토한 것처럼 가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생각할 때 부부의 관계성이 직선적으로 자녀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에는 개인을 넘어선 가족 그 자체의 지원을 염두에 두고 가족관계의 역동에 대하여 연구하는 분야인 가족심리학의 관점에서 개인차의 발달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 시스템과 내러티브 관점에서 본 성격-가족심리학의 관점을 원용하여-
3.1 가족심리학에서의 시스템이론
심리치료의 대상으로서 개인이 아니라 가족에 중점을 두는 것이 가족치료입니다. 여기에는 개인치료와 다른 관점을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시스템이론이라는 것을 적용하였습니다.
시스템이론에서는 인간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로서 다루어 집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른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으면 그것을 받아들여(입력),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칩니다(출력). 가족시스템은 가족 개개인으로 구성되지만 일단 시스템이 성립되면 요소 서로간에 영향을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시스템이 개개인의 존재방식을 규정하게 됩니다. 즉, 가족으로서 관계성이 각 개인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 의하면, 예를 들어 자녀의 문제행동은 본인에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의 입력을 기초로 한 출력으로서 다루어지고, 가족의 불안정한 관계성이 발달과정에 있어서 아주 불안정하고 민감한 자녀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을 가지고 가족치료에서는 문제를 가진 가족을 IP(Identified Patient), 즉 ‘환자로 보이는 사람’이라고 부르고, 병리는 개인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라고 하는 시스템이 가져온 것이라고 보고 가족 전체를 지원 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가족 구성요소가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가족을 보면 원인A에서 결과B가 일어나고, 별도의 원인C에서 결과D가 발생된다는 일방향적 인과관계(직선적 인과률)로는 현상을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예를 들면 ‘부부간의 불화가 자녀의 문제행동 원인이다’고 하는 것은 직선적 인과율이지만 자녀의 조그만 문제에 대처하고자 부모가 말을 주고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부부의 잠재적인 불화가 표면화되고, 그것을 본 자녀의 스트레스가 문제행동으로 연결된 것일 지도 모릅니다. 또 자녀의 문제행동이라는 공통의 과제가 부부관계를 겨우 연결시켜주고 있을 가능성도 있고, 그것을 느낀 자녀는 싸움을 해도 좋으니까 부모의 부부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어 문제행동을 계속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객관적인 단 하나의 현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가족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에 의해 구성되어 말로 나타난 현상인 것입니다. 성격에 대해서 이런 관점으로 보면 그 발달의 이치에 대하여 몇 가지 가능성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가족심리학에 있어서 특히 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발전한 것이 내러티브이론입니다.
3.2 내러티브이론에서 본 성격
내러티브이론에서는 자신과 주변 또는 경험이나 사건에 대한 의미와 현실은, 타자와의,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대화나 언어행위 속에서 만들어지고 경험된다고 보고 있습니다(Anderson, 1997). 성격도 우리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여 다른 사람과의 관계하는 속에서 생성된 이야기(narrative)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내러티브라는 것은 복수의 사건을 시간 축에 따라 펼쳐 논 것입니다. 내러티브치료에서 치료자의 역할은 그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던 변화에 눈을 돌리게 하여 고정된 이야기의 패턴을 유동화시키고 새로운 이야기(역사)를 만들어 내도록 내담자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내러티브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해 온 것과 같은 다양한 영향요인이 있습니다만 가족의 영향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속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예를 들면 ‘맷집이 강한 아이’로서 실패도 하나의 경험으로 존중되고 있는가. 아니면 ‘상처받기 쉬운 아이’로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았는가. 내러티브라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건과 사건을 연결한 시계열으로 연속된 이야기이지만 ‘맷집이 강한 아이’와 같은 양육환경인 경우, ‘어릴 때부터 실패투성이였지만 가족은 그래도 자신의 선택을 지켜봐 주었다. 그런 환경에 있었던 자기자신은 어려움에 도전하여 실패해도 곧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는 내러티브를 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이런 내러티브를 가짐으로써 전직 등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내러티브는 여러 영향요인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친구 등 가족 이외의 타자와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격언과 같이 사회의 가치관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존재이고, 같은 사건에 마주치더라도 그것을 어떤 것으로 경험하고 다른 어떤 사건과 연결시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가 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차에 주목하는 것이 내러티브이론에서 성격을 보는 접근의 특징입니다.
그런데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몇 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가능하다고 해도 그 몇 가지 가능성 가운데 어느 한 이야기가 선택되어 그 상황을 지배하고 확고한 전제가 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특권적 이야기는 dominant story라고 부릅니다(White & Epston, 1990). 예를 들면 ‘3세까지 어머니의 품에서 자라지 않으면 자녀에게 나쁜 영향이 있다’라는 이야기는 나아가 ‘세 살 아이 신화’로 사회에 존재하는 dominant story이였습니다. 그렇지만 발달 초기의 어머니의 취업은 자녀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는 alternative story가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어 요즘은 이것이 오히려 dominant story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인생이나 인간관계를 지배하고 괴롭히는 dominant story를 자신에게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다 주는 alternative story로 바꿔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치료방법으로서 재 저작 대화(re-authoring conversation)입니다만 치료의 장면이 아니라도 이런 식의 대응이 있을 수 있으므로 내러티브를 바꾸어 쓰는 것을 성격의 주체적인 형성과정으로 다룰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 치료(Narrative Therapy)는 가족치료의 여러 분야들 중에서 1990년대 호주와 뉴질랜드의 Michael White 와 David Epston 의 두 사람이 공동으로 기초를 닦아서 지금은 호주와 뉴질랜드와 미국, 그리고 캐나다를 비롯하여 유럽지역(영국, 덴마크)과 홍콩, 싱가포르 지역에서 가족치료 및 심리치료 분야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가족치료이자 심리치료.
이야기 치료는 포스트모더니즘에 기초하여 프랑스의 철학자 미셀 푸코 및 인류학, 정치학 그리고 사회과학의 여러 이론들로부터 태어난 새로운 심리치료 분야. 철저하게 치료자와 내담자의 co-work를 기초로 하여 상담 치료 기법을 통해서 내담자의 창조적인 치료 과정을 진행.]
4. 마무리
지금까지 가정이라는 곳과 가족이라는 관계에 초점을 두고, 성격의 발달을 중심으로 정리해 왔습니다. 가정에서의 경험만으로 개인차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Bronfenbrenner(1979)는 발달환경에 대하여 미시체계(microsystem), 중간체계(mesosystem), 외체계(exosystem), 거시체계(macrosystem)라는 4개의 겹구조 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시체계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나 관계이고 아이를 주체로 생각할 때 가정에 해당합니다. 중간체계는 복수의 미시체계로 구성된 체계이고 가정과 학교와의 관계에 해당합니다. 외체계는 그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지 않지만 영향을 미칠 것 같은 장면으로 예를 들면 부모의 직장이 이에 해당합니다. 거시체계는 다른 모든 하위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 차원의 환경을 말하며 예를 들면 성 역할 분업에 관한 가치관이 이에 해당합니다. 각 주체는 이러한 다층적인 환경에 둘러싸여 있는 것입니다.
이 관점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면 가령 다루기 어려운 기질을 가진 아이가 응답성이 낮은 양육자나 경제적으로 곤란한 가정 상황 하에서 자란다고 해도 그 아이의 성장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와이의 카우아이섬(하와이 제도에서 네 번째로 큰 섬. 울창한 밀림과 반짝이는 해변의 변화가 풍부하여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예술가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에서 1955년 태어난 모든 아이 698명을 중년기까지 추적조사를 한 연구(Werner et al., 2001)에서 가정의 빈곤이나 부모의 정신질환, 불화 등의 높은 위험요인을 발달초기에 가지고 있거나 10대에 비행이나 정신적인 문제를 보인 아이라 하더라도 그 아이의 성장환경에, 돌봐주고 애정을 쏟아 부어주는 원조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양호한 발달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명백해 졌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아이가 자신을 둘러 싼 환경요인으로부터 여러 층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던 거시체계에 대해서도 한층 더 고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양육자가 육아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말하거나 부탁을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은 가정에서 양육상의 과제를 안고 있는 가족을 돕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정환경으로부터 성격을 생각할 때 이처럼 배경에 있는 여러 체계와의 관계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
[최근 관심이 높은 생태학적 접근(ecological approach)에서는 가족, 지역 사회, 문화 등 인간이 몸담고 있는 생태환경을 보다 체계적으로 구조화하고 이들 환경체계와 개인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을 인간 발달의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 접근의 대표적인 학자인 Uri Bronfenbrenner는 '맥락 속의 발달(development-in-context)' 혹은 '발달의 생태학(ecology of development)'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생태학이란 개인이나 유기체가 경험하고 있는 혹은 개인과 직접 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는 환경적 상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동 발달 연구 는 아동이 생활하는 사회적 물리적 환경과 그 고유 특성 간의 관계를 분석 하는 것이다.
브론펜브레너는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생태학적 환경을 가장 가까운 것에서부터 가장 먼 것에 이르기까지 네 개의 겹 구조로 구분하였다.
미시 체계
가정, 학교, 또래 집단 등과 같이 어린이 발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경 체계이다.
이 체계의 부모, 친구, 선생 님들은 아동과 밀접하게 상호작용함으로써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의 아동발달에 대한 연구는 이 미시 체계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 미시 체계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어린이가 성장함에 따라 변화하는 것으로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에는 가정환경이 중시되나 청년기에 들어서면서는 중요성이 점차 약해진다.
중간 체계
다음 층인 중간 체계는 미시 체계들 사이의 연결망에 해당한다.
예를 들면 어린이가 초등 학교에서 읽기를 배우는 능력은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느냐 에도 달려 있지만, 동시에 학교와 가정의 유대감의 본질에도 달려있을 것 이다.
가정생활과 학교생활, 가정생활과 친구관계 등의 상호연관성으로서 부모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아동은 친구와의 관계도 원만치 않을 경우가 허다 한데, 이 때 중간 체계가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외부 체계
아동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생태적 환경을 의미한다.
즉 지역사회 수준에서 기능하고 있는 사회의 주요기관으로 직업세계, 대중매체, 정부기관, 교통시설, 통신시설 등이 포함되며, 부모의 직업, 이웃 등은 아동기 외부 체계의 대표적인 예이다.
부모의 직업은 아동이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아니나 부모의 행동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이것은 자녀의 양육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아동이 살고 있는 지역의 놀이터, 문화시설 등은 아동의 경험의 폭을 다르게 할 것이다.
거시 체계
마지막으로 거시 체계는 개인이 속한 각 문화적 특유의 이념 및 제도의 일반적 형태로서 법적, 정치적, 사회적, 교육적, 경제적 체계 등이 이에 속한다.
이는 명백한 형태를 가진 것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비형식적인 것으로 관습과 일상 생활습관 등이 포함된다.
아동이 속하고 있는 사회 문화적 배경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 등의 가치관은 매우 다르며 이러한 신념이나 가치 관은 아동의 발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태어난 어린이가 한국에서 자라는 것과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는 한국계 어린이의 발달적 특성은 두 문화권의 차이에 의해 크게 달라질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한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위기는 그 가족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을 당시 어린이의 연령에 따라 어린이의 전 생애 주기에 걸쳐 다르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간 체계
이 네 가지 체계에 시간차원을 더하여 아동의 발달을 한 시점의 사건이나 경험이 아닌 사회 역사적 환경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최근 여성들의 취업에 대한 욕구는 대단히 커서 10-20년 전과 매우 다르다.
이와 같이 시대가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경험을 시간차원이라 한다.
* * *
브론펜브레너의 접근은 거시 체계에서의 변화가 외부체계에 영향을 주고, 외부체계의 변화는 다시 아동의 중간 체계와 미시 체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따라서 아동에 관한 심리학적 연구는 지금까지 미시 체계 수준의 연구에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동물행동학적 접근과 생태학적 접근은 모두 개인과 환경 맥락간의 관계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행동학적 관점은 모든 문화권에 공통적인 발달적 뿌리를 찾으려는 데에 반해, 생태학적 접근은 각 문화권 특유의 발달적 양상을 식별해 내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