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OECD의 Competencies(핵심역량)
2. OECD의 Competencies(핵심역량)
최근 OECD를 비롯한 주요국에서는 능력의 개념을 단지 작업 상황에서 요구되는 기능적 의미의 능력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지식사회에서 개인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총체적 능력의 개념으로 확대하고 있다(Salganik & Rychen, 2000; 김태준 외, 2003). 특히, OECD는 1987년부터 시작된 ‘국가 교육체계지표(INES: Indicators of National Education Systems)’ 사업의 맥락에서 생애능력 측정과 관련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Cross-Curricular Competencies Project(CCC), 성인의 문해와 생애능력의 국제비교(ALL: International Adult Literacy and Life Skills Survey), 인적자원지표 (HCI: Human Capital Indicators),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등이다.
한편, 1998년부터 2002년까지 OECD 지원 하에 4년간 진행된 DeSeCo 프로젝트는 생애능력으로서 핵심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적, 이론적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CCC, PISA, ALL, HCI 등에서 다루어온 생애능력 측정의 이론적, 개념적 논의의 포괄적인 이해를 돕고자 추진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능력을 인지적 또는 비인지적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는 다면적인 복합체(muti-faceted amalgam of cognitive and non-cognitive components)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능력의 개념은 인지적 기술(cognitive skills), 가치 및 그 능력이 작용하는 맥락들을 통합하는 것이라고 본다. 즉, 현실에서 필요한 다양한 능력들은 능력들의 내적 구조를 분석함에 의해서 몇 가지로 범주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OECD 국가들에 있어서도 어떤 능력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공통된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즉,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이 사회적 능력, 의사소통, 문해력, 평생학습, 개인적 능력 및 정치, 시민생활에서의 참여(participation in the political or civil life)를 중요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들 다양한 능력들을 통합할 수 있는 추론체계는 명확하지 않았다. 또한 많은 국가들에서 보고하고 있는 다양한 능력들을 비교함으로써 결정적이고도 일관된 핵심능력을 직접 도출할 수는 없었다(Trier, 2001).
DeSeCo 프로젝트에서는 외적인 과제나 요구로 인한 능력과 그들의 내적구조 간에 명백한 구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현실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요구나 과제는 지식이나 기술뿐만 아니라 지식이나 기술을 응용하는데 필요한 전략이나 습관들 그리고 이에 적합한 정서, 태도까지도 필요로 한다. 그리하여 능력이란 인지적인 것뿐만 아니라 동기적・윤리적・사회적・행동적 요소들까지도 요구한다. 즉, 능력은 어느 정도 안정된 특성으로서 지식과 기술의 학습된 결과, 신념과 가치체계, 습관 등 여러 심리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다.
능력 개념이 매우 복잡하고 함축적인 행동체계를 의미하는 반면, 지식이란 말은 이해된 정보나 연구, 관찰, 경험에 의해 습득된 사실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기술이란 말은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능력의 구조・발달・평가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때 개인과 사회의 관계는 변증법적이며 역동적인 것이다.
능력이란 생애를 통해서 획득되고 발달하는 것이며 다양한 관습이나 생활의 맥락에서 학습되거나 가르쳐지는 것이다. 핵심능력이란 생활 장면을 통틀어 중요하다고 보이는 능력으로서 성공적인 삶과 순기능적인 사회에 기여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개인적 수준에서는 일차적인 욕구 충족, 타인과의 관계 형성, 성취와 만족, 경제적 자원에 대한 접근, 고용, 정치 참여, 정보에 대한 접근 등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한편 사회적 수준에서는 평화와 안녕, 경제적 성취와 부, 사회적 통합, 평등, 인간권리, 환경 보존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DeSeCo 프로젝트는 4년간의 연구결과에 기초하여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핵심능력을 크게 3가지 범주, 즉, ①자율적으로 행동하기(acting autonomously), ②상호도구 활용하기(using tools interactively), ③사회적 이질집단과 협동하기(joining and functioning in socially heterogeneous groups)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첫째, 자율적 행동 범주는 상대적인 자율성과 정체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하위 행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 자신의 자원, 권리, 제한점, 욕구를 규명하고 평가, 방어(identifying, evaluating and defending one’s resources, rights, limits and needs)
- 프로젝트 실행 및 기획(forming and conducting projects)
- 학습전략 등을 개발(developing strategies)
- 상황, 체제, 관계 등을 분석(analyzing situations, systems, relationships, and force fields)
둘째, 도구 활용 범주는 물리적, 사회문화적 도구를 통한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하위 행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 목표달성을 위한 기술 활용(using technology to accomplish goals)
- 정보 및 지식의 수집, 분석, 활용(gathering, analyzing and using knowledge and information)
- 문해력(literacy)
- 수리력(numeracy)
셋째, 사회적 이질집단과의 협동 범주는 주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구체적인 하위 행동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 타인과 관계 형성(relating well to others)
- 갈등 관리 및 해소(managing and resolving conflict)
- 시너지 활동(acting in synergy)
- 집단 작업 및 협동(cooperating, working in groups)
- 타인에 대한 도움(guiding and supporting others)
- 집단에 대한 참여(participating in a collective)
이러한 개념적 논의는 능력의 측정 및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의 추진전략에서 능력범주에 따라 장단기적 계획 하에 수행되고 있다. 예컨대, 그동안 OECD는 ALL, PISA 등의 프로젝트에서 기초적인 수준에서의 문해력 측정에 관한 국제비교를 수행했으며, 최근 성인대상으로는 구체적인 구성요소 규명 및 지필검사로서 측정이 가능한 분석능력(analytical reasoning), 정보기술(IT skills)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DeSeCo 프로그램에서의 생애능력의 3가지 분류 중에서 가치 지향적이거나 문화적인 맥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범주 및 구성요소들에 대해서는 장기적 측정을 계획하고 있다.(유현숙, 김태준, 이석재, 송선영, 2004, pp. 36-40)